◆장애인도 학교 가고 싶어요 ◆
"안녕하세요." 지우(14)가 눈을 보면서 먼저 인사를 건넨다. 그 모습을 보고, 어머니 유경미 씨(43)는 흐뭇해 한다. 자폐증이 심한 지우가 처음 보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적'이다. 이런 기적은 지우가 일반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놀 수 있게 돼 가능했다.
'아이들한테 따돌림을 당하진 않을까, 아이가 버틸 수는 있을까'는 모두 기우였다. 지우는 아이들 속에서 보통 아이처럼 똑같이 컸다. 반 친구들이 하는 행동은 지우에게 자극이 됐고, 지우는 아이들 행동을 보면서 몸으로 사회성을 체득했다. 이제는 일상 생활하는 데 거의 무리가 없다.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는 조회도 참여하고, 체육대회 때는 단체 줄넘기도 한다.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다른 아이들처럼 지정된 장소에서 실내화를 갈아 신고, 학교 복도에서는 좌측 통행을 한다.
어머니 유씨는 "부모나 선생님 지시사항을 통해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라며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더 많이 배워요"라고 말했다. 지우는 경기도 고양시 강선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고 있다.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중학교 1학년인 의원(14)이는 발달장애아다. 그러나 의원이는 한자시험도 100점 맞고, 피아노는 체르니 30번 치고, 기타도 칠 줄 아는 아이다.
반 친구 일환(14)이는 "체육도 열심히 하고, 수업시간에 가끔 웃기는 친구예요"라고 의원이를 소개한다. 일환이에게 의원이가 가진 정신지체는 얼굴에 난 점처럼 신체적인 작은 특징에 불과하다.
일환이 어머니 장경림 씨(48)는 "특수 학급이 있는 학교 아이들은 장애 아이들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아요. 그냥 친구일 뿐이죠"라며 "사회에는 나와 다른 사람이 많은데, 어릴 적부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운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통합교육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지난 4월 학교에서 강원도 홍천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그때 다른 학교 아이들이 의원이를 이상하게 쳐다보자 반 아이들이 가서 혼내준 일화도 있다. 의원이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이윤정 씨(27)는 "(의원이 장애에 대해)처음엔 낯설어 하던 아이들도 한 학기가 지나니스스럼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의원이도 아이들 속에서 사회성이 부쩍 좋아졌다. 좋고 싫음은 물론 이제는 자기 생각이나 느낌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운동회에서 달리기를 끝까지 뛰지 못했는데, 지난해 6학년 때는 꼴찌로 들어오긴 했지만 완주했다. 수학여행도 이제는 더 이상 어머니 신영미 씨(41)가 같이 가지 않아도 될 정도다.
좋아진 의원이 모습을 보고 어머니 신씨는 "외국어도 현지에서 어울리면서 배워야 습득 속도가 빠른 것처럼 일반 아이들 속에서 어울려야 장애 아이들도 사회성을 보다 잘 체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우와 의원이가 아이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은 지역 교육청 지원과 교사들의 관심 덕분이다.
지우 어머니 유씨는 "처음에 보조교사가 도입되는 과정은 힘들어서 당시만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지만 보조교사가 생긴 후 지우가 아이들과 제대로 어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의원이 어머니 신씨는 "특수반 선생님이 의원이 학교 생활을 일일이 알림장에 써주는 등 신경을 잘 써주시고, 담임 선생님도 잘 챙겨 주시기 때문에 학교 생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장애 아이들이 일반 아이들과 어울려 교육받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강영심 부산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장애인과 일반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사회의 일반상을 반영하는 교육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아이들이 교실에 어우러져야 한다"며 "통합교육은 장애인에게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편견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되는 동시에 일반 학생들에게는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 주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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