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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5월11일 첫 입양의 날 우리 아이 우리 손으로 키웁시다
✍️ 다정한사람들 📅 2010.07.20 00:00 👁 865
"우리 아이 우리 손으로 키웁시다 "
5월 11일 첫 입양의 날, 반세기동안 15만 4천명 해외 입양
국내 입양 활성화-'입양이 필요없는 사회 만들어야' 지적




40대의 노 모씨. 20여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아이를 낳았다. 가족들은 노 씨 모르게 해외로 입양을 보냈다. "국내 어디선가 아들이 자라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노 씨는 아들이 해외로 입양됐다는 사실을 안 그 때부터 한 순간도 편히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만에 아들을 만났는데 통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이해할 수 없다, 아이 돈 노’를 되풀이했다”며 “완전히 문화가 다른 곳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는 해외입양은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명의 어머니 김 모씨. 줄줄이 딸 8명을 낳은 그는 9번째에도 딸이 태어나자 딸을 해외로 입양보내고 사내아이를 입양해 아들로 키웠다. 입양갔던 딸이 그를 찾아왔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아들이 상처받을까 두려워 만나지 못했다. 김 모씨에게 그 딸은 평생의 한이다.

50년대 혼혈아 입양, 60년대 가난을 피한 입양에 이어 2000년대에도 해외입양은 계속되고 있다. 위탁모의 손에 맡겨져 얼굴색과 언어가 다른 양부모를 찾아가는 아이들. 이들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최근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이 해외입양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해외입양 금지 △입양숙려기간 도입 △친양자제 명시 △입양 대상아동 친부모로부터 구상권 행사 △입양기관간 입양정보 교류 △입양알선료의 합리적 책정 △입양기관 아동일시보호 비용에 대한 정부 보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 의원은 저출산에도 해외입양이 지속되는 아이러니한 현상과 OECD 가입국가이면서도 중국, 러시아, 과테말라에 이어 세계 4위의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점, 성장한 해외입양인들의 정체성 혼란 등 부적응 사례 만연 등을 법 제정 이유로 들었다.

고 의원은 또 “1958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15만 4000여명이, 2000년대 들어서도 연평균 1700여명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며 “전쟁과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양을 보냈던 시기도 지났는데, 이들이 성장해 모국에 돌아오면 이제 우리는 어떤 변명을 할 수 있겠냐”고 했다.

하지만 정부와 해외입양기관들은 걱정이 앞선다. 이들은 “국내입양 비율이 해외입양 비율에 못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대안없이 해외입양을 금지한다면 아동들은 시설에서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홀트아동복지회 김종수 부장은 “국내입양으로 아이들이 부모를 만나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는 해외에서라도 좋은 가족과 부모를 찾는 일이 바람직할 것”이라 말했다.


얼마전 예은이를 입양해 화제가 된 차인표 신애라 부부. 연예인들과 일반 가정의 공개입양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입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 내가 하기는 어렵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 아쉽다.
 
 
 
 
 
 
 
 
 
 
 
 
 
 
 
 
 
 
 
 
 
 
 
 
 
 
 
 
 
그러나 박미정 입양정보센터장은 “우리 사회의 아이들은 우리 손으로 키우는 것이 옳다는 도덕적 이유 외에도, 많은 해외입양인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해외입양 금지의 이유”라며 “아이들에게 자신이 태어난 곳의 문화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가정 입양원의 윤영수 원장 역시 “한국을 찾는 많은 해외입양인들이 정체성 혼란과 그동안 겪은 차별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매우 크다”며 “해외입양으로 잘 자란 입양인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해외입양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웨덴의 경우, 입양인 자살율은 일반 스웨덴 국민보다 3.7배나 높고, 자살 시도 2.7배, 정신과 치료 경험 2.7배, 알콜남용 2.1배, 약물 중독은 3.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거주 입양인 4만명 중 8500여명이 한국계 입양인으로 가장 많다.

김도현 뿌리의 집 원장은 “아이들은 자신이 살게 될 사회적 코드를 지니고 태어나는데 해외입양은 이를 강제로 격리하는 ‘폭력’이며, 우리나라 해외입양인들은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 차별주의 속에서 고통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입양할 필요가 없는 사회, 자신의 아이를 자기가 키울 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에서는 우리 사회 안에서 입양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국내 입양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또 “OECD 국가 등 선진국에서는 부모 없는 아동을 해외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각종 아동복지제도를 활용해 잘 자랄 수 있도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더 이상 해외입양을 통해 상처받는 입양인과 생모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5년 현재 국내 입양된 아동은 1460여명. 전체 입양아 3500여명 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인데다, 2001년 4206명까지 늘어났던 입양숫자는 계속 급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장애아동은 97.7%가 해외 입양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또한 홀트아동복지회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6명이 입양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본인이 입양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3명만 찬성한다고 답해 국내입양 활성화가 아직도 요원함을 보여준다.


국내 입양기관 전문가들은 가부장적 사회풍조를 전환하고 국민 의식 개혁을 통해 국내 입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를 통해 입양 대상 아동 역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도 예상했다. 사진은 국내 공개입양을 통해 한 가족이 된 하은이네.
 
 
 
 
 
 
 
 
 
 
 
 
 
 
 
정부는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아동 입양 가정에 대해 입양 아동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 매달 1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키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아동을 입양할 경우 입양장려금으로 20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하고 입양 아동이 취학 전에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등을 이용할 때 매달 15만∼3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입양이 저조한 이유는 경제적 이유보다는 국내 입양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내 핏줄’을 중시하는 혈연주의와 '남의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가부장적 사회풍조 때문이라는 것. 김도현 원장은 "현재 해외로 입양되는 아동들의 생모는 99%가 미혼모"라며 "가부장적 태도는 국내입양을 막을 뿐 아니라 미혼모를 사회적 죄인 취급함으로써 입양을 보내야할 아이들이 계속 늘어나도록 유도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양아 양육비 지원 등과 함께 미혼 양육모 지원 대폭 확대, 미혼부 책임 강화, 여성의 성 주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성교육 실시, 입양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그룹홈 설치·지원 등 요보호 아동 발생 예방대책 마련과 ‘우리 사회의 아이들은 우리 사회가 키워야 한다’는 국민적 의식전환 운동 등이 실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5월 11일은 한 가족(1)이 한 아동(1)을 입양해 건강한 새로운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의미의 '입양의 날'이다. 그러나 입양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입양할 필요도, 입양보낼 필요도 없어지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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